반도체 3Q '보릿고개' 넘는다…삼성전자, 연초 대비 27%↑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후반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커지며 주요 반도체 업체 주가도 일부 조정을 받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저점 매수를 추천한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영향에 글로벌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는데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연초 대비 상승률(YTD)은 27%로, 코스피 상승률 2%를 큰 폭으로 웃돌고 있다.
24일 오전 11시 32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50원(0.51%) 내린 4만9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00원(0.12%) 오른 8만2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달 초 대만 반도체업체들의 8월 실적에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을 확인한데 이어 오는 27일(한국시간)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서 다시 한번 업황 회복 지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마이크론은 실적 가이던스를 매출 기준으로 제시하는데 이번 분기(6~8월) 또는 다음 분기(9~11월) 매출이 바닥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분기(3~5월)에 매우 높았던 재고자산(매출 대비 평균재고자산) 수준이 108%에서 100% 미만으로 정상화되는(낮아지는) 흐름을 기록한다면 마이크론 주가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반도체 수출금액은 10월부터 역성장폭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실적이나 업황 모두 '보릿고개'를 통과하고 있는 시그널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업종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20%대 급락에서 벗어나 올해는 상승전환이 뚜렷하다"며 "시총비중과 경기사이클의 대표성을 생각하면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중 내내 수출지표 부진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지만 실제 주가에 반영된 회복 기대감은 내수보다 수출주가 확실히 우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투심개선은 반도체 제조사 뿐 아니라 반도체 장비업계 낙수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D램보다 강도 높은 라인 효율화가 진행되고 수요 개선세도 빠른 낸드플래시 장비 투자가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낸드플래시 장비 매출 비중이 높은 테스, 원익IPS, 피에스케이, 테크윙 등을 업황 회복 수혜주로 꼽힌다.
원익IPS는 이날 오전 11시 33분 현재 전일 대비 200원(0.71%) 오른 2만8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익IPS는 장 초반 52주 고점인 2만9400원까지 치솟았다가 상승폭을 줄였다. 원익IPS는 삼성전자에 D램, 3D 낸드, 비메모리 장비를 모두 공급하고 있으며, 테스는 낸드 매출 비중이 약 50% 수준이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와 더불어 낸드플래시, D램 순서로 투자를 정상화할 전망"이라며 "내년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이 낸드플래시 중심으로 메모리 투자를 재개하며 이들 업체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낸드플래시는 지난 2분기부터 모바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며 3분기에는 완연한 가격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낸드의 경우 D램 대비 연간 출하 증가율이 높아 연말이면 수급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