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증시]서서히 나타나는 경기 반등 기대감…코스피 더 갈까?
이달 코스피가 2% 넘게 상승했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아직 남아있다. 기업들의 펀더멘탈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는 펀더멘탈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의 선행지수 반등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11월 들어 코스피는 2.76% 올랐다. 강세의 배경이 글로벌 유동성의 증가 반전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수는 올랐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은 편치 않을 것이다. 9월 들어 반등하기 시작한 시장은 지난달 초 일시적으로 기술적 조정을 거친 후 다시 오르고 있는데 8월말 저점부터 10월까지 상승을 주도한 종목들은 11월 들어 부진하고 9~10월 상승에서 소외된 종목들은 이달 들어 강하기 때문이다. 코스피 2100선 부근에서 센 종목을 잡은 투자자들은 그날 바로 물렸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까지 반등을 주도한 종목들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 등 중국 소비 관련주와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핸셋 관련주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 대형주로 나눠볼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양호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대로 이달 들어 강세를 보인 종목들은 락앤락, 이마트, 한국타이어, 풍산, 현대해상 등이다. 11월 소외됐던 주식들에 매기가 유입되는 전형적인 빈집털이 장세였다. 앞으로 펀더멘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주식시장은 빈집털이만 계속하다 힘을 소진할 것이다.
다만 펀더멘털 개선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가 미약하게나마 포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고, 향후 연쇄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월12일 유럽중앙은행(ECB)가 양적완화(QE)를 재개하기로 했고 9월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년여 만에 환매조건부채권(Repo) 운영을 재개한 이후 자산을 늘리고 있다. 9월 말부터는 위안/달러 환율이 7.2위안을 고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인민은행은 11월 6일 기준금리와 연동되는 MLF(중기유동성지원창구) 1년물 금리를 3.25%로 0.05%p 인하했다. 금리를 내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본유출 압력이 약해졌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시중금리의 하락은 시차를 두고 중국 경기의 반등을 지지할 것이다. 특히 위안화 강세는 광군제에서 확인된 중국 소비에 대한 신뢰를 더해 줄 것이다. 이는 지난달 코스피의 상승을 이끌었던 종목들의 펀더멘털 개선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화장품은 말 할 것도 없고 최근 핸드셋 관련주들의 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내년 중국을 중심으로 5G 핸드셋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자리잡고 있다.
위안화가 추가로 절상된다면 두 가지 경로로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실물경기 개선 기대가 커질 것이다. 그리고 중국계 자금의 국내 주식시장 유입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위안/달러 환율이 6.32위안에서 6.15위안까지 절상됐던 2012년 하반기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를 돌아보면 국내 주식시장으로 중국계 자금 5.5조원이 순유입된 바 있다. 위안화 절상을 막기 위해 자본통제를 완화한 결과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주식시황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위안화이고 주식 포지션을 늘리거나 줄일 때 그 대상은 10월에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종목들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11월 순환매는 추세가 아닌 되돌림으로 봐야 한다. 시장이 상승추세라고 판단한다면 이들 종목으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시장에 붙이는 것이 안전하다. 필자는 전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금융 위기 후 세계 및 한국 공히 경기 순환주기(저점에서 다음 저점까지의 기간)는 짧아지고 진폭(추세에서 벗어난 정도)은 좁아졌다.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유통 단계 축소, 제품수명주기 단축, 산업 사이클 약화, 정부 역할 변화, 실물에 비해 과도한 유동성 등 때문이다. 금융 위기 이전만 하더라도 경기 순환주기가 길게는 60개월도 넘었으나, 위기 후 30~40개월로 단축됐다. OECD 회원국에 비회원 6개국을 포함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016년 8월이 저점, 2018년 3월이 고점이다. 직전 저점 이후 지금까지 대략 40개월이 지났으며, 기존 순환주기로 볼 때 충분히 반등할 시점이 됐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통계청이 발표하는경기종합지수로 보면, 세계 경기에 비해 저점 및 고점이 4~6개월 정도 빨랐다. 이전 소순환 저점은 2016년 4월, 그리고 고점은 2017년 9월로 파악된다.
한국 OECD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하락세를 보이나 통계청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월에 반등했다. 한달 수치로 경기 회복을 속단할 수 없으며 토목수주가 급증한 영향도 감안해야 한다. 선행지수 작성 시 불규칙 요인을 제거하고자 각 구성항목의 3개월 기말 이동평균치를 활용한다. 10월에는 7월, 11월에는 8월 지표가 빠진다. 7~9월 중 G2 분쟁 심화, 한-일 경제 마찰 등으로 경제심리 악화,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던 만큼 7~8월 지표 탈락은 10월과 11월 선행지수에 긍정적이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월에도 오름세를 이어가며 경기 반등 신뢰감을 높일 전망이다.
OECD+Non 6개국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반등이 예상된다. 작년 10월부터 하락 폭은 둔화됐으며 8월 수치는 7월에 비해 0.002p 하락에 그쳤다. 각 회원국별로 선행지수의 구성항목은 다르나, 소비심리 및 PMI로 대표되는 경제심리지표, 주가, 장단기 금리차 등이 주요 지표로 포함된다. G2 1차 합의 기대와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 등에 9~10월부터 주요국의 경제심리 개선, 금융시장 안정 등이 동반됐다. 세계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까지 오름세로 전환하면, 순환적 경기 반등 기대감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